영국의 하늘은 거진 매일 구름이 낀 칙칙한 날씨였다. 그건 찰스가 대학원 생활 몇 년째 머물고 있는 이 집도 마찬가지여서, 오랜만에 그를 찾아왔을 때 나는 그가 논문을 쓰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햇볕을 쬐지 못해 드라큘라 백작이라도 된 것인가 착각을 했을 정도였다. 물론 찰스의 논문은 순조롭게 통과될 예정이었고, 그의 이름은 드라큘라가 아닌 찰스 자비에였으...
방 안에는 영화 속 배우들의 말소리만이 가득했다. 영화는 몇 년 전에 개봉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내려간 로맨스 영화, 라고 A가 설명한 것처럼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모두의 눈꺼풀을 아래로 내려가게 만들고 있었다. 심지어 영화를 가져온 피터는 도로롱거리며 코까지 골고 있었다. 커트는 이 방 안에서 두 눈을 뜨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TV에 집중하느라 ...
시계 초침의 째깍거리는 소리만이 학교를 돌아다니는 야심한 시간, 커트는 침대에 가만히 누운 채 이젠 익숙해진 소리들을 쫓아다녔다. 조금 묵직한 초침 소리는 복도에 놓여 있는 괘종시계, 가늘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이 소리는 전날 행크 선생님이 약을 갈아준 벽시계. 이곳의 지리와 환경은 점점 익숙해지고 있지만 커트 본인의 생활 환경은 여전히 이곳을 낯설어했다. ...
사랑 없이도 죽은 것들은 지속된다. 네가 없는 세상은 나에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그 속에서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 모든 일이 끝나고 다시 세운 웨스트체스터의 X맨션처럼, 네 조각도 점점 빛을 바래고 있었다. 오직 나만이 네 조각으로 말뚝을 박아 벗어나질 않고 있었다. "간만에 들렸는데, 교정이라도 둘러보지 그래?" 오랜 친구의 방문은 찰스 자비에 교수...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새벽 특유의 고요한 바람이 창가에서부터 불어오고, 그를 따라 축축한 흙냄새가 온 집안을 돌아다녔다. 발길이 닿는 대로 복도를 거닐던 데보라는 찰스의 사무실 앞에서 발을 멈춰 세웠다. 벽을 뒤덮은 아이비도 주변을 맴도는 공기도 다들 잠을 이루고 있을 조용한 새벽에, 그녀 말고도 잠 못 이루는 자가 있었다. 사무실 안은 달빛만이 들어와...
오늘도 그녀가 선물을 보내왔다. 곱게 매듭지어 있는 초록빛 리본이 가로등 빛에 반사되어 나긋하게 제 존재를 어필하고 있었다. 그 밑으로 리본의 빛깔과 대비되는 붉은 핏물이 흥건했다. 그리고 오늘도 그녀의선물을 앞에 둔 신소 히토시는 전혀 달갑지 않은 얼굴이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고장난 가로등 하나 없이 환한 골목길. 골목 밖에서는 갑작스런 비를 피하...
드림주 서사는 틔타 썰로 대체한다. 요약하면 레지나(드림주)가 욘두 쫓아다니면서 시비거는 관계임. 크리쪽에서 건 현상수배도 얘가 했다. 과거의 외계 행성으로 트립했는데 어떻게 집에 돌아갈 희망도 없고 시간도 제법 지난 뒤고, 남은건 자기가 애쓰던 시절 친하게 지낸 욘두 밖에 없어서 일부러 찾아다니는? 하지만 자신에게 남은게 욘두밖에 없다는걸 인정하기는 싫은...
여름밤 8월의 마지막 주말. 여름방학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놈의 더위는 가실 줄을 모른다. 분명 해는 서산 너머로 가라앉았고 하늘은 보랗게 물들다 못해 새까맣게 변했건만, 내쉬는 숨들은 죄다 뜨뜻미지근하다. 지금 날이 이만큼 무더운데 만약 해가 정중앙에 떴을 대낮에 밖을 돌아다녔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뜨거운 물에 담가진 수란처럼 미적...
1 자캐가 레스트랭인데 벨라트릭스 시누이에 순혈주의자였는데 임신한 릴리보고 동정심에 놓아줬다가 오빠한테 아바다케다브라맞고 죽었는데 오빠의 딸래미로 환생하는 이야기었다 약간 막장가족추리극이었는데 내가 막장가족까지는 써도 추리물을 못써서 유에스비에만 담겨있음 2 얘 설정 적어둔 파일 찾아냈다 이 친구 이름은 가브리엘라 레스트랭이고 보통 개비라고 많이 불린다. ...
드림주는 피터와 같은 미드타운과학고 시니어 남학생! 이름은 플린 벨(Flynn Bell)이고, 교내는 물론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플라이. 과장 보태서 플린이라 부르면 누구냐 묻고 플라이라 해야 안단다. 인물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이승기? 엄친아? 집도 부자에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모두에게 예의바르고 자상한 요즘 보기 드문 성실한 17살 소...
그날 그녀는 리버보이를 알아보지 못했다. 싯토리는 지금 몇 번 째인지 모를 소설의 첫문장을 반복해서 읽었다. 얼굴은 소설에 가 있었지만 곁눈질로 옆자리 소년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일, 그것도 새벽임에도 객실 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앞으로 2시간을 더 달려야 하는 기차 안에서 싯토리는 핸드폰을 켜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며 소설 속 주인공에게...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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